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5화
<천궁시 각성편 5화> 그날 하루도 답답한 하루였다. 하늘에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그녀의 눈은 흐리멍덩했다. 집에는 아무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끈거리는 머리로 떠올리니 모두 보급품을 구하러 나간다고 희미한 의식 속에서 들은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꾸는 ‘그 날들’의 꿈. 그녀는 이게 꿈인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이곳을 탈출해 아늑한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 때의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어째서 이 때가 더 그리워지는 것 일까. 그때 그녀의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토끼인형. 핑크색 몸에 희쭉 웃고 있는 인형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입도 열리지 않는 그 물체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야, 너는 외톨이니까.” “띠띠띠띠띠띠띠띠!” “!!” 눈을 뜨자 이젠 익숙한 방안의 천장이 그녀를 반겼다. 그녀가 눈을 비비며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나자 문에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며 여성이 천천히 방 안에 들어왔다. “에리야 일어났어?” “...응.” 에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메리는 ‘이제 나가야 되니 준비해.’라며 방문을 살짝 열고 나갔다. 에리는 멍한 눈으로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폐허의 잔해도 , 골판지 상자도, 무소음 선풍기도... 핑크색 봉제인형도 없었다. 그저 꿈 이었다. 에리의 등교는 언제나 메리가 도와주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천궁시에서 일어나는 붕괴 현상으로 학교에서 스쿨버스를 보내주고 있었다. 덕분에 메리는 에리를 스쿨버스가 올 때까지 마중 나와 주고 출근하고 있었다. 스쿨버스가 오자 오늘 당번인 다른 반 담임 선생님이 에리를 마중 나와 주었고 메리는 버스에 올라탔다. 차에 오르자 버스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모두를 에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니 그녀도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앉은 곳은 생전 모르는 여자아이의 옆자리였다. "!!“ 어째서인지 여자아이가 기뻐하고 있지만 에리는 애써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려오며 다시 시끌벅적한 버스로 이어지고서야 에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 진짜 웃기다.“ "응?“ "그렇게 아이들이 관심 가져주면 기쁘지 않아? 나 같으면 이것저것 시켰을 텐데.“ "에리가 너냐. 그니까 네가 인기가 없는 거야.“ "뭐야?!“ 에리 앞에 동급생인 두 친구가 티격태격 하기 시작했지만 에리는 무표정으로 둘을 바라볼 뿐 이었다. 어차피 매일 이러니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 거란 걸 에리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놀리아 초교. 에리가 다니는 학교 이름이었다. 이곳 역시 신성 제약 회사에서 후원하여 지어진 건물이었다. 덕분에 에리는 아무 문제없어 뒤늦은 6학년 2학기에 재학할 기회를 얻었다. 시간적으로 에리의 공백은 다른 아이들과 그닥 차이가 나진 않았다. **트리카 섬에 표류한게 3개월이었으니 2학기 초반을 놓쳤을 뿐 학업에 영향은 미미 할 정도였다. 단지, 이미 한 등급을 마무리 하는 시기만큼 아이들과의 관계가 얕은게 흠이었다. 하지만 그 점은 곧이어 문제가 되지 않다는 게 판명되었다. 에리는 귀여운 편이었다. 아니 누구나 봐도 귀여운 아이였기에 어른들은 물론 동급생에게 조차 인기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리는 금방 화제의 중심이 되었고 성격도 모난 곳이 없어서 교우관계는 단숨에 안정권에 들어갔다. 초반에 비하면야 인기가 사그라 들었지만 아직도 전교에서 손꼽히는 인기인에 든다는 걸 보면 어마 무시한 영향력이었다. 하지만 그게 에리에게 마냥 좋은 현상은 아니었기도 했다. "그런데 에리, 너 정말 괜찮은 거야?“ "응?“ "그 일. 솔직히 그거 줄리아가 심술부린 거지 네가 굳이 할 필요 없어.“ "괜찮아. 익숙해.“ "그건... 그렇겠지만.“ 에리의 친구인 릴리가 말끝을 흐리며 한쪽을 째려보았다. 줄리아 엔비. 에리가 입학하기 전 이 반에서 가장 인기 있던 여자아이였지만 에리가 오고 관심을 뺐긴것에 대한 질투때문인지 에리에게 혹독한 일을 시킨 장본인이었다. 줄리아 뿐만 아니라 몇몇 아이들도 에리를 질투해 가끔 괴롭히려는 눈치를 보이곤 했다. 물론 다수의 선의로 에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진 못했지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괜찮아. 덕분에 친구도 생겨서 나는 좋았어.“ "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만... 그래도 위험한데 보호자 분들이랑 같이 가는 게 어때? 에리는 오빠랑 언니가 있다며.“ 릴리의 말에 에리는 준과 메리를 떠올렸다. 하지만 둘 다 일이 힘든지 최근엔 둘 다 집에 오면 지쳐 녹초가 되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증거로 점점 음식의 간이 안 맞는 것을 들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에리의 일로 둘을 더 힘들게 만들 순 없었다. "천명은 이럴 때 뭐하는 걸까. 맨날 광고하는 발키리들로 우리 도시 지켜 주지도 않고" "모르지, 천명 아저씨들이 최근에 잘 안 보이는 거 봐선 무슨 일 있는거 아니야? “ 그 말에 에리는 Eins31이 보여주었던 영상이 떠올랐다. 그녀가 있었던 섬에 재앙을 불러일으킨 존재. 율자가 직접적으로 나타난 곳이 바로 천명 본부였다는 걸. 옆에 있던 에리도 듣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은 기밀인지 이곳의 아이들은커녕 어른들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것보다 붕괴 자체를 테러리스트들의 테러행동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사람이 적었다. 무엇 때문에 이 도시가, 그걸 넘어 세계가 이 상황을 숨기는 것인지 에리는 알 수가 없었다. "에리 너는 어떻게 생각해?“ 하지만 에리 역시 남자애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고 에리는 스쿨버스를 타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악의가 없겠지만 그 장소가 에리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느긋하게 걸어갈 수 있는 하교시간에는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 것이 편했다. 길을 걷는 동안 화단의 꽃과 거리의 풍경, 사람의 모습들을 구경하는 것이 최근 그녀의 취미중 하나가 되었다. ‘그 섬’에서는 하지 못했던 일들이었기 때문이었을까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 그녀에게 안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젠 그녀를 몇 번 본 사람들이 에리에게 인사까지 해 주었다. 워낙 눈에 띄는 미모라 다들 안면을 빨리 튼 것 같았다. 에리도 그 시선에 익숙해졌고, 예의바르게 답사한 선물로 사탕까지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사탕을 또로록 입에 굴리며 걸어가는 길은 달콤한 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길이란 같은 장소라도 위치에 따라 그 분위기가 급변할 수도 있다. 특히나 사람과 지역구에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금새 치안이 낙후되고 어려워지기 마련이었다. 폐쇄구역이 3차 지역까지 넓혀진 지금 이런 취약 구역이 넓어지고 있었고, 이젠 일반인도 아차 하는 순간 들어갈 만큼 생활권과 인접해졌다. 그렇다 보니, 매번 탐험하듯 돌아가는 길을 바꾸는 에리가 이런 구역과 맞닥뜨리는 건 아마 필연일 것 이다. 어느세 에리가 걷고 있는 거리는 사람이 없고 에어컨 펜소리와 굴뚝의 연기가 깔리는 으슥한 거리로 변모했다. 그리고 어둠이 점점 깊어갈 때 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꼬마야. 혹시 길을 잃었니?” “?” 에리가 고개를 뒤로 돌아보자 남자 셋이 에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중 붉은 머리의 남자가 에리를 향해 희쭉 웃으며 말을 걸고 있었다. “........” 눈치 빠른 에리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달려 골목 안쪽으로 들어섰지만 초등학생에 다리로 어른들의 신체능력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미로같은 골목을 코너를 몇 번 돌기도 전에 막다른 길을 보였고, 에리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자 남자들이 빠져나갈 유일한 길을 막고 있었다. “왜 부르자 마자 도망을 가니? 길을 잃었나 물어만 봤는데 말이야.” “.......” 에리가 뒷걸음질 쳐 보았지만 막다른 골목 벽까지 몰렸다. 그 모습을 보고 남자들은 뭐가 좋은지 희쭉 희쭉 웃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오빠들이 돈 뺐을려고 그런 줄 아니? 그냥 길만 알려 주려는 건데 말이야.” “맞아, 그리고 좋은 것도 알려줄 수 있어.” “우리가 얼마나 봉사를 잘하는데 킥킥.” 음흉한 웃음을 다가오는 남자들을 보며 그동안 꾹 입을 닫고 있던 에리는 뒷걸음질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으슥한 골목 한가운데였기에 지나다니는 사람은커녕 건물 창문에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에리가 입을 열고 내뱉은 건. 안도의 한숨이었다. “에리에게 좋은걸 해준다는 건... 오빠들도 에리의 친구가 되어줄 건가요?” “응? 그야 당연하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줄게.” “좋은건 친구끼리 나눠야 되는 거 아니겠어?” “고마워요.” 그러더니 에리는 무표정인 얼굴을 들어 남자들을 똑바로 바라봤다. 웃음끼 없는 그 모습에 남자들은 짐짓 다가오는 것을 멈췄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정도 몰아세우면 저 또래 아이들은 공포에 지르거나 울기 시작할 텐데 너무나 태연했다. 감정이 결여 된 듯 당당하게 ‘고맙다’고 하는 소녀의 모습에 묘한 기분을 느낀 남자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주변이 밝았다. 점점 밝아지는 주변의 광체에 놀라 주변을 둘러보자 어느새 이곳은 극장의 무대 같은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광원을 알 수 없는 밝은 빛이 하늘에서 자신들을 비추고 매끈한 돌 바닥과 하얀 기둥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뭐, 뭐야 이게?!” 붉은 머리 남자가 화들짝 놀라 엉덩방아 찍으며 놀랐지만 은발의 소녀는 트윈 테일을 나부끼며 말을 이었다. “덕분에 에리는 이제 외톨이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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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4화
<천궁시 각성편 4화> “아, 준. 이번 주 주말에 시간 있어?” “응? 왜?” 준이 출근하기 위해 현관으로 나갈 때 쯤 메리가 방문을 열고 나와 준에게 물었다. 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유를 되묻자 메리는 검지를 들었다. “우리 이곳에 온 지도 두 달이 다 되어가잖아. 기념으로 파티나 할까 해서.” “너희들은 파티 진짜 좋아하네.” 문화권에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1달은 몰라도 2달째도 파티를 한다는 발상은 준에게 조금 신기했다. 그런 준의 반응에 메리가 ‘뭐 어때’하면서 불만을 내비쳤지만 그 모습이 좀 귀여워 웃어버렸다. 영문을 모르는 메리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자 준이 못이기는 척 긍정의 표시를 보내고 집 밖으로 나갔다. “두 달이라...” 준이 창궁시에 온지 어느새 두 달이 가까워졌다. 그 말은 그 지옥으로 탈출한지 2달이나 지나갔다는 것 이지만 아직도 준은 그 날들이 생생했다. 아마 평생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 이다. 이젠 익숙한 출근길을 지나 박사에게 약품을 받은 준이 향하는 곳은 제 2 폐쇄구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보름을 넘어선 출근길이지만 준은 이 길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보름: 약 15일 아마 그건 준이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서라는 의지도 포함된 결과일 것 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리아 박사가 억지로 떠넘긴 진찰 업무는 예상된 결과와 달리 장기 업무로 확장되고 있었다. 환자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고 마리아 박사도 그에 따른 처방을 수작업으로 약을 제조해 케어하고 있었다. 처음 방문했던 설렁설렁 보였던 태도와 다르게 이젠 진지하게 이 일을 대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준도 성의를 보이며 일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머리속으로 그녀의 이전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불량한 연구원은 아니었지만 성실함과도 동떨어진 사람이었다. 세상에 기대할 것 없다는 듯이 의욕없던 그녀의 모습은 아무래도 열정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뭐, 어쨌거나 나쁜 건 아니지만.” 유일한 단점은 언제 생존한 붕괴수나 망자의 조우나 다 쓰러져 가는 이 건물에서 진찰하는 리스크 정도였지만 이 점은 준만 희생하면 되는 부분이니 문제(?)는 없었다. 불행하게도 이런 건 준이 전문가라 해도 될 정도로 요령이 있기 때문이다. 준이 문앞에 서서 벨을 누르자 안에서 클로에가 그를 맞이해 주었다. 처음에는 외간 남자가 여자들밖에 없는 집에 와서 경계하는 듯 했지만 점차 준을 대하는 태도가 온화해 졌다. 준의 인간됨을 알아봤던 걸 수도 있지만 딸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보름만에 가망이 없던 딸의 생기가 돌아오고 있으니 말이다. “저는 밖에 일이 있어서 서둘러 집을 비워야 될 거 같아요.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네, 넵. 조심히 다녀오세요.” 준이 그녀에게 인사한 후 그녀가 집 밖으로 나갔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방비한 일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 집안의 경제활동은 그녀밖에 할수 없다보니 시간에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 이다. 결국 준 혼자 진료에 들어가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니 반가워하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안녕하세요.” 루이스 리프다운. 그녀가 바로 준이 진찰하는 환자였던 것 이다. 첫 만남은 증상이 심해 이성조차 없었지만 현재는 상태가 호전되어 인사하는 정도는 가볍게 할수 있었다. 사실 그녀는 예상 이상으로 상태가 좋아져 마리아 박사조차 놀라워 할 정도였다. 망자화된 피부도 어느정도 호전되었고 그녀의 체력도 크게 회복되었다. 처음에는 미각조차 마비되어 음식을 못했는데 이제는 끼니도 입을 움직여 섭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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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3화
<천궁시 각성편 3화> “이건 뭐예요?” 준이 휴대폰에 깔린 어플을 보여주며 물어보자 카페 종이컵을 든 여성이 흥미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요즘 붕괴가 많이 일어나서 위에서 내린 방침이야. 출장 할 때는 꼭 키고 다니라고.” “개인 정보 침해 아니에요?” “내가 시켰어? 따지고 싶으면 윗선에 따져.” 마리아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자리에 일어났다. 월요일 대낮부터 준을 호출하더니 휴대폰을 압수하고선 이상한 어플을 강제적으로 설치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어플은 다름 아닌 위치추적 어플. 사생활 침해라는 개념이 이 대기업에는 없는 건지 준이 진저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따졌지만 직장 상사는 어쩌라는 태도로 되받아치니 할 말이 없었다. 아니 할 말은 많은데 도저히 통하지 않을 거 같아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저는 딱히 출장하지도 않는데요. 저번에야 인원이 없어서 급히 선출된거지 평소에는-” “이제 갈 테니까 그렇지. “어딜요?” 준이 묻자 마리아는 비웃듯이 조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붕괴 현장.” 그렇게 도착한 것이 이곳. 붕괴 피해지역인 천공시 제 2 폐쇄구역이다. 폐쇄구역은 총 3곳으로 1. 2. 3. 폐쇄구역으로 칭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최근에 일어난 지역이었다. 즉 제 1지역이 가장 오염이 심하고 2지역은 두 번째로 위험 지역이라는 것 이다. 저번 주 준이 도와준 3구역은 천공시가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상태였지만 아직 1구역과 2구역은 방치된 상태였기에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런 곳을 당일에 선포하듯 가자는 마리아가 어이없어서 준이 쳐다보았지만 마리아는 주변을 무심하게 자기 갈 길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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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2화
<천궁시 각성편 2화> 가을이라 그런지 준은 점점 하루가 빨라지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시간은 7시지만 벌써 하늘에는 별이 보이기 시작했고 주변에는 가로등의 불빛이 수놓아 지기 시작했다. 장을 보고 집에 가서 저녁을 보내기엔 시간이 늦을 것 같아 준 일행은 주변에 있는 라멘집으로 가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동양식 가게로 꾸며진 가게는 팔을 흔드는 고양이나 애니메이션 피규어가 가게를 꾸미고 있었고 그와 별개로 나무의 중후함이나 주황등의 아늑함으로 인해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 달 전에는 인스턴트 면 음식을 질릴 정도로 먹어서 그런지 돈주고 먹기 아까운 느낌이야.” “그러게 그 이후로 면 음식을 먹는 건 오랜만이네.” “일주일에 4번은 먹었으니 질릴 만하지. 것보다 너도 라멘 안 시켰잖아.” 준이 라멘 집에 와서 차슈덮밥이나 먹을 거면 여길 왜 오자고 한 거냐 물어봤지만 메리는 당당하게 똑바로 쳐다보며 즉답했다. “여기가 가까웠으니까.” 원칙주의자인 척 하면서 이런 건 또 유도리를 잘 보여준다. “그치만 라멘은 이제 질리는걸.” “........” 여기 덮밥을 시킨 사람이 한명 더 있었다. 에리는 시킨 음식은 카레로 이젠 라멘집과의 연관조차 희미해 지고 있었다. 것보다 카레는 동남아시아 음식 아니었나. 왜 이런 집에서 카레도 파는 거지. “그래도 덕분에 **락 쓰는 법은 배워서 재미는 있었어. 내기로 비비탄 구슬 옮기기 했을 때 별 이상한 짓도 했잖아.” (*후기 참조 /**락 -> Chopsticks) “페드의 꼼수는 눈부셨지.” 비비탄을 한줄로 세워놓고 **락을 양쪽으로 눕혀 가운데 끼우는 발상은 준이 지금 생각해도 신박했다. 힘 조절을 못해서 다 튀어나가기도 했지만 어쨌든 3등이나 했으니 장족의 발전이라 할 만한 결과였다. 참고로 1등은 준 2등은 에리였다. 이후 동양인의 문화 행패라면서 그 내기는 한동안 다시 꺼내진 못했지만 꼴등한 메리는 분했는지 피나는 연습 끝에 결국 리벤지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었다. 그게 단 2달 전 이야기였다. 2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오래전 추억같이 느껴졌다. 갑자기 먹먹해진 가슴을 푸는 김에 매운 빨간 라멘의 국물을 숟가락으로 퍼 마셨지만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좀 더 맵게 해달라 할 걸 그랬나.” “넌 너무 맵게 먹어.” “오빠, 그러다 이상해져.” “솔직히 그 컵라면 정도는 되야 매운 거지. 안 그래?” 그러자 메리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 했다. 그 웃음은 친절에서 나오는 미소가 아닌 분노의 미소라는 걸 오랫동안 지냈던 준은 알 수 있었다. “매운 거 먹더니 또 정신을 못차리지? 오랜만에 냉찜질 당하고 싶은 거지?” “아, 아뇨...” 당시 일행이 천공시에 오고 얼마 안가 마트에 갔었던 일이었다. 준이 고향에서 먹었던 컵라면을 발견해 기쁜 나머지 사서 둘에게 먹였는데, 둘 모두 하루 종일 화장실을 왕복하게 된 것 이다. 덕분에 둘은 컵라면에 불 뿜는 닭이 보이기라도 하면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지 않을 정도의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당연히 준도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 하루 종일 냉찜질을 당했어야 했다. “그러니까 덜 매운것도 있다니까. 그 분홍색을 사면 오히려 달-” “죽.어.도.싫.어. 이 생강을 코로 밀어버리는 수가 있어.” “넵.” 살기까지 뿜는 메리를 말릴 자신이 없어 준이 고개를 끄덕이고 에리를 바라보았다. 최근 준을 가장 잘 따르는 에리라면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에리는 카레그릇으로 부터 시선을 돌리지 않고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준은 한숨을 푹 쉬고 고개를 뒤로 돌리려던 찰나, 에리의 뒤에 뭔가가 보이는 것 같아 고개를 다시 돌렸다. 하지만 준이 바라본 곳은 음식을 다 먹고 나가는 손님이 계산하고 있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 아는 사람이야?”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준은 고개를 돌리고 다시 **락을 들었다. 최근 준은 그런 환영이 자주 보여 내심 정신병이라도 생긴 건가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마리아 박사에게 한번 상담을 해봤지만 퇴역 군인들 같이 극단적인 환경에 일어나는 후유증일 수도 있다며 안정제 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환영의 등장빈도가 심해지다 보니 준은 내심 불안했다. 익숙한 모습이기라도 하면 원인을 가늠이라도 하겠지만 전혀 낯선 모습의 형태라 종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경단 머리를 한 것 같은 모습의 안대를 한 여자아이 환영. 대체 본적도 없는 그런 모습의 여자아이의 환영이 왜 그의 눈에 비치는 건지 준은 알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온 준과 일행은 장을 본 것들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준은 에리를 재운 뒤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나와 거실 TV옆에 놓인 로봇을 쳐다보았다. 「Eins-31」 별칭 「에삼이」라고 불리는 로봇은 준 일행을 지옥에서 비행기를 조종해 탈출시켜준 은인이었다. 그런데 **트리카 섬을 빠져나와 인근 공항에 비상착륙 한 뒤엔 에삼이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해 버린 것이다. 방전이라도 된 싶어 충전을 시도해 봤지만 그럼에도 작동하지 않았고,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일행은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원래라면 네겐트로피 회사에 연락해 수리를 의뢰하는 게 맞겠지만 착륙 직전 에삼이가 남긴 말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 때문이다. 『잘 들어. 저곳에 도착하고 나면 너희들은 능력에 관해 일체 숨기고 있어야해. 그리고 날 절대 네겐트로피 본사에 수리를 맡기는 것도 안 되고. 내가 다시 깨어날 때 절.대. 너희들이 초능력자인 걸 들키면 안 돼. 알았지!』 그러고는 정지한 에삼이는 이후 우리들의 진위 여부를 위해 천공시에서 맡겨져 네겐트로피 직영점 기술자를 통해 데이터 메모리를 열람해 보았다. 하지만 데이터에 남은 영상과 정보라곤 준 일행이 탈출하기 직전의 영상과 환경 데이터 정도였고 그 외 남은 데이터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별 탈 없이 진위여부가 증명된 준 일행은 천공시에 받아들여 질 수 있었다. 네겐트로피에서는 비슷한 새 재품을 선물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대신 고장 난 에삼이를 받는 것을 요청한 것이 허락되어 이렇게 데려다 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넌 대체 언제 깨어날 생각이야.” 재수 없는 기계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긴 할까 하는 아쉬움에 머리를 중지로 튕켜봤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 뿐이었다. 대신 목에 차가운 캔의 감촉이 느껴져 화들짝 놀란 준이 뒤돌아보자 메리가 웃으며 맥주캔을 건네주었다. “뭐야, 웬일로 네가 술을 권하네.” “원래 노동자들은 식후 술 아니었어?” “대학원생 다음은 노가다 꾼이냐.” 그러고는 발코니로 향하는 메리를 준도 뒤따라갔다. 발코니에서 보인 바깥풍경은 꽤나 화려했다. 도시에서 비추는 불빛들과 오가는 차의 해드라이트들이 비춰져 야경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예뻤다. 하지만 거주용 자택이라는 측면으로 보았을 때 너무 밝은 나머지 부담스러운 감도 있었다. 덕분에 사람이 거주하기엔 불편하여 임대가 없던 이곳을 준과 일행이 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집 또한 신성의약에서 제공해 줬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풍경을 바라보며 맥주캔을 따고 홀짝이기 시작한 메리를 바라보며 준도 발코니에 기대 맥주캔을 땄다. “연락 받았어?” “뭘?” “... 아트 어머니께서 이번 주 주말에 면회 오시겠대.” “........” 아트의 가족에 대해선 솔직히 준도 들은 바가 많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와 집사였던 분, 그리고 작은 아버지 모두 붕괴에 휩쓸려 돌아가시고 집에는 어머니만 남았다 정도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트는 매우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집에 서둘러 돌아가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를 도와 집안을 이어가야 한다고 버릇처럼 말했다. 그 때문에 마지막엔 준과 일행을 배신하고 다시 후회하며 그들을 구해주다가 결국 마지막엔 자신을 희생하고 말았다. 솔직히 준은 아트를 바보 같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스스로 견디지도 못할 짓을 저지르고 후회하다가 본전도 못 찾은 샘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아트를 그리워하는 자신은 더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솔직히 그분을 어떻게 뵈야 될지 모르겠어.” “메리?” “나중에 어떻다고 해도... 결국 우리를 배신했었잖아. 그 때문에 우리 모두 위험했었고. 페드도 잃었고. 그랬는데.” 메리가 다시 한 번 맥주를 홀짝이더니 뒤이어 힘겹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어째서 그 녀석을 탓할 수가 없을까. 그 애가 했던 짓을 용서할 순 없는데... 미워할 수도 없어. 그러다 보니까. 아트의 어머니를 어떻게 되야 될지 모르겠어.” 준은 손에든 맥주를 홀짝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불빛이 모두 꺼졌던 **트리카 섬에 비해 천공시의 하늘은 밋밋하기만 했다. 별빛이 모두 땅에 꺼지기라도 한 마냥 눈앞의 거리는 밝은데 하늘은 어둡기만 했다. “그럼 나 혼자 가도 되니까 너는 그냥-” “이 바보야.” “악!!” 메리가 겨드랑이를 꼬집자 준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살짝 꼬집었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아풀수가 있지 놀라는 찰나 메리가 이번엔 말로 준을 찔러댔다. “니가 혼자 나가고 난 집에서 기다리면 내가 마음이 편할 거 같아? 집에서 혼자 마음이 답답해 지는 건 어떻게 할 건데!” “아니,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정말이지.” 메리가 ‘어쩌다 이런 애 한테-’ 라면서 말을 흘렸지만 준은 그게 더 마음의 비수가 되었다. 그야 그 말의 뜻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남자친구가 이렇게 못나서야 쓰겠어?” “이런 남자친구도 좋다고 받아준 건 너거든.” 준이 곧바로 반박하자 메리에게 가볍게 한 대 더 맞아버렸다. 그러고는 기분이 풀렸는지 다시 임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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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1화
<천궁시 각성편 1화> “A반 거기 잔해 좀 치워!” “여기 사람이 있다! 어서 도와줘!” “가스관 폭발한다!! 피해!!” 여기저기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이어 폭발하는 소리가 땅을 뒤흔들었다. 주변에 있던 노인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자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서둘러 그녀를 부축했다. “아이고 할머니! 그러니까 여기는 위험하다고요!” “이거 놔! 저기에 내 손자가 있다니까! 알버트!! 대답하그라! 알버트!” “이 자식들아! 빨리 안모시고 뭐해! 바쁜 거 안보여!” 혼돈 그 자체. 그도 그럴게 근 5년 이래로 이렇게 큰 붕괴현장은 천궁시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군대를 동원하여 붕괴수와 망자들을 섬멸했지만 이렇게 피해의 흔적은 반나절이 지나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잔해를 치우던 오피스 복장의 남자 한명이 있었다. 인부들과 경관들 사이에 이질적인 복장이라 눈에 띄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 “휴우~ 죄송합니다. 인원이 너무 적어서 이렇게 타 부서도 부를 수밖에 없었네요.” “아니요. 저도 최대한 손이 가는 데 까지 도와드릴게요.” 흑발의 동양 남자, 준이 힘겹게 돌을 치워 구멍이 생기자 안쪽으로 손전등을 비쳐 사람이 있는지 인부들이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둥근 로봇을 안쪽으로 넣자 로봇에 데굴데굴 알아서 움직이며 생존자를 탐색했다. 이어서 조용히 돌아오는 걸로 보아 다행히 아무도 없는 듯 했다. “남은 지역은 얼마나 됐나요.” “솔직히 이 이상은 저희도 진전하기 어렵거든요. 망자와 붕괴수도 모습을 감추었을 뿐 이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준이 주변에 놔두었던 생수을 마시고 빈 병을 찌그러트려 주머니에 넣었다. 지겨운 붕괴현장을 보자니 목이 타는 기분이었다. **트리카섬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어째선지 붕괴의 현장은 다시 준을 따라오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도 그 날의 일들이라면 선명하게 묘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럴수록 준의 마음은 심란해질 뿐이었다. 이런 현장을 보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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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시즌2 Prolog
<천궁시 각성편 프롤로그> 「정체불의 슈퍼 히어로.... 천궁시에 출몰」 뉴스 화면에 거추장한 기사와 함께 재난 현장을 담은 영상을 TV에서 비추고 있었다. 그곳에 흰 옷을 입은 인간이 붕괴제왕을 쓰러트리고 돌진형 붕괴수를 쓸어버리고 있었다. 영상에서 나온 흰 옷의 인간은 한순간 몸이 재빨리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붕괴수들을 떄려눕협고 이어 기자들이 다가오자 순식간에 모습을 감춰 버렸다. 이 모습을 보고 매스컴에서는 하얀 영웅, 그 외 넷상에서 백기사라며 팬들도 생기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군에서는 구체적인 정체는 표명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이유는 지금 눈앞에 있는 여성이 원인이었다. 검은 늑대모양의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 자칼이라 불리는 여성이 이곳의 언론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성의약』의 사장이자 요르문간드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그녀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저 「백기사」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키아나 카스라나』. 정확한 정체는 둘째치고 그녀는 공간의 율자로써 원래 행방불명이 됐어야 될 인류의 적이었다. 그러나 천명본부에 일어난 대 붕괴에서 4개월이 지난 지금 불연 듯 나타나 사람들을 구하고 있던 것 이다. “그레이 서펜트의 정보에 의하면, 그녀는 줄곧 천공시에서 떠나지 않았다더군.“ 검은 후드를 쓴 여성, 요르문간드 조직 소속이자 용병인 레이븐이 TV화면을 두드리며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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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kai impact 3rd] I even tried to summarize the 5 minutes.
붕괴3rd를 5분 요약을 해보려고 노력까진 했습니다.
근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적당히 간추려 10개로 만들었습니다.
낙원은 뽕이 차서 그냥 아몰랑 MV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작품은 2022 붕괴3rd 팬 창작 콘테스트 투고에 사용됩니다’
HonKai3rd I even tried to summarize the 5 minutes.
But there was a lot, so I summarized it into 10.
『Elysia rillim』was so moved that I made the MV.
Thank you.
"This video will be used to post the 2022 Collapse 3rd Fan Creation Contest."
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5화
<**트리카섬 생존편 마지막 화> 페드는 초능력자이다. 그 중에서도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이다. 맨손으로 철봉을 구부릴 수 있고 철문의 문고리정돈 힘으로 비틀어 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3개월 동안 생존하면서 이 힘에 요령도 있었고 이전 체대 출신인 그에게 ‘힘’을 이용하는 정보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기에 붕괴수는 못 미치더라도 사람과의 육탄전 정도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페드는 그것이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눈앞의 남자. 토비오는 페드의 공격을 모두 읽고 역으로 반격해 자신이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먹을 휘두르자 토비오는 가볍게 흘리곤 그의 주먹을 페드의 안면에 꽂아 넣었다. 비틀거리던 페드가 간신히 정신 줄을 잡고 다리를 휘둘렀지만 역으로 다리를 붙잡히고 뒤로 날려 버려졌다. 압도적인 무력의 센스 차이. 이것이 천명의 발키리.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그에게 남아있는 전투센스를 페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 천명을 고소할거라는 준을 비웃은 자신도 얼마나 실감하지 못한 것인지 새삼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분명 저 녀석에게 총상을 입었을 텐데 용케 움직이는군.” “후욱.. 남는게... 체력이다보니. 어찌저찌 버틸 수 있나봐.” 왼쪽 어깨가 아려온다. 분명 통증은 가슴일 텐데 왼팔이 점점 저리며 움직이기가 힘들어 진다. 이러다간 상처가 덧나서 영영 팔을 못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이 섬에서의 탈출은 실패한다. 자신이 버텨야지만 할 수 있다는 압박감으로 자신을 몰아 새웠지만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는 형편이었다. “이 이상은 시간만 아깝다. 이만 사라져라.” 그리고 품속에서 총을 꺼내둔 토비오는 페드에게 총구를 들이 내미는 순간 검은 탄환이 날아와 그의 총이 산산 조각났다. “...? 네놈-!!” “저도 예정이 변경된 거 같군요.” 이어서 검은 탄환의 주인, 아트가 UMP45를 조준해 토비보의 가슴을 향해 총을 발사했지만 토비오는 몸을 틀어 간신히 피했다. 하지만 토비오는 아트의 배신으로 순간적으로 잊고 말았다. 그가 상대하고 있던 사람은 아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그의 턱에 주먹이 닿았다. 이를 놓치지 않고 달려든 페드가 주먹을 날려 토비오의 턱을 올려친 것 이다. 그 결과 토비오는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 쳤다. “아트, 어서- 으윽!” “페드형!” 아트가 서둘러 페드에게 다가가 쓰러지려던 페드를 붙잡았다. 페드의 가슴이 축축한 것이 출혈이 심해진 모양 이다. 비록 아트가 급소를 피해 쏜 것이라곤 하지만 이렇게 격하게 움직였으니 상처가 벌어지지 않는게 이상한 일이었다. 자신이 벌인 일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책임지고 수습해야 된다 생각했다. 다행히 공중에 떠 있는 망자는 갑자기 생긴 봉제인형들과 마찰이 일어나 이쪽을 신경 쓰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조금만... 버티세요.” 아트가 자신보다 덩치 큰 페드를 부축하며 활주로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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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4화
<**트리카섬 생존편 14화> “그게 무슨...?” 벙쩌하며 멍하니 쳐다보는 아트에게 베니토는 준을 제압한 채로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수지타산이 바뀌었다. 이 녀석들을 사지 온전하게 보낼 수는 없게 되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약속이 다르잖아요!” “다른 건 네 녀석의 입방정이고!” 베니토의 말에 아트가 움찔했다. 언제부터인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고 건물 뒤로 비명소리까지 들렸다. 에리랑 메리가 팔을 뒤로 꺾여 제압당한 상태로 회수꾼들한테 끌려오고 있던 것 이다. “메-!! 으아악!!” 준이 메리와 에리의 비명을 듣고 반응하려 했지만 베니토가 손등을 관통시킨 칼을 비틀며 고통을 주자 준은 더 이상 저항할 수도 없었다. 준은 훈련된 사람이 아니었고 이런 고통을 인내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런 고통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네 녀석이 말한 건 4명의 동료가 있다는 건 뿐이었지 이 녀석들이 성흔의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은 없었어. 덕분에 우리들의 배는 가라앉아 큰 손해를 봤단 말이다.” “그건 본인 눈으로 확인까지 했지 않았습니까! 성흔을 이식받지도 자연적으로 생기지도 않았다고요! 저희는-” “그럼 이것들은 모두 뭐지? 물을 뿌리니 얼고, 사람을 뭉갤 정도의 완력도 모자라 절단력 높은 칼? 네놈은 이게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범주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건...!” “썩어도 천명에서 B급까지 올라갔던 발키리인 내가 그딴 걸 구분 못할 줄 아는 거냐? 지금 네 녀석을 살려두는 것도 내 마지막 인내심이니 더 이상 기어오르지 마.” 아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논리에 밀린 것 보다 베니토의 기합에 눌린 것이 컸다. 눈을 부라리는 회수꾼의 리더 베니토의 살기는 아트도 함부로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던 것 이다. 게다가 진흙탕이라도 걸어 나갈 거라고 결심한 아트였다. 여기서 베니토의 심기를 건드려 탈출에 실패하느니 준과 일행을 희생하더라도 탈출하는 게 그에게 ‘해답’인 것 이다. ‘그래... 나는......“ ”대장.. 저게 뭐지...?“ 주변으로 회수꾼들이 하나하나 모이기 시작했고 아트도 포기하려던 그때, 베니토 곁으로 가 상황을 브리핑 하던 남자 하나가 자신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자신에게도 책임을 지라고 하려는 걸까? 아트가 순간 경계를 하며 UMP45를 쥐었지만 이내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트 또한 그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뒤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한 여성이 서 있었다. 백발의 양 갈래로 발까지 닿을 정도로 장발인 가녀린 여성이었는데 특이점은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었고 양 팔과 어깨까지 구속되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주변 누구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지금 모습으로도 수상한 형태지만 마지막 요소가 수상함을 초월한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이 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유령과 같이. 상체가 구속된 여성이 둥둥 떠다니며 소리도 없이 그들 사이에 모습을 보인 것 이다. “저게... 무슨-” 가까이 있던 남자의 말도 채 다 끝나기 전에 혼란은 일어났다. 남성이 있던 자리에 난데없이 관이 떨어져 그를 묵사발을 낸 것 이다. 그것 뿐 만 아니라 낙하하며 떨어진 관에 망자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관이 하나 둘, 이어서 세 명 네 명 위로 낙하하더니 망자 네 마리가 튀어나와 당황하는 회수꾼들을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뒤부턴 아비규환의 시작이다. 서둘러 회수꾼들이 총을 들어 공중에 떠있는 망자를 쏘았지만 망자는 땅에 구멍이라도 있는 듯이 밑으로 사라졌고 이어서 반대편에 모습을 드러내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당황하지 마! 하이젠스키! 네녀석이 저 떠다니는 놈을 맡고 나머진 다른 망자들을 처리-크윽!!” 그 때 뒤에서 누군가 돌진하더니 베니토를 날려버려 준의 제압을 풀어주었다. 이어서 바로 옆 회수꾼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준의 손등에 박힌 칼을 빼내자 준이 고개를 들어 정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페드?” “준! 어서 메리랑 에리를 구해!” “이 어린XX가!” 페드를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은 베니토가 페드를 향해 총을 뽑았지만 이어서 페드가 검을 총구에 날려 자세를 무너트리고 달려가 얼굴을 가격했다. “대장! 뭣들 하는 거야! 어서 막- 컥!” 말을 채 이어가기 전에 바닥에 있던 가지를 휘둘러 목을 그어버린 준이 서둘러 회수꾼을 베고 곧바로 메리와 에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당연하게도 에리와 메리를 제압한 회수꾼들은 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고 이미 총을 들고 준을 향해 조준하고 있었다. 그러자 메리가 발버둥 치며 그들을 방해하려고 했지만 다른 남자가 다가와 메리를 거칠게 머리를 잡아채 바닥에 내팽겨 쳤다. “언니!!” “조용히 해!” 이어서 시끄럽다는 듯이 에리에게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의 팔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누군가 붙잡는 감각이 느껴졌다. 무슨 일인가 뒤를 돌아보니 노란 봉지인형같이 생긴 사람만한 인형이 그의 팔을 붙잡고 있던 것 이다. “이게 뭔-”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뒤에 나타난 작은 인형들이 나타나더니 남자의 얼굴을 발로 찼다. 그 뿐만 아니라 허공에서 튀어나온 빨간 인형들 네댓 마리가 나타나 앞에 있는 남자들에게 들러붙더니 준에게 향한 총구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메리가 눈앞에 보이는 현상이 믿겨지지 않아 멍하니 있던 사이 준의 목소리가 앞에서 들렸다. “메리!! 어서 피해!!” “?!” “빨리!!!” 준에 말을 듣고 퍼득 정신을 정신 차린 메리가 에리의 손을 잡고 빠져 나려던 순간 빨간 인형들이 뱃속에서 무언가 검은 것을 꺼냈다. 바로 만화에서나 나올듯한 검은 폭탄을 꺼낸 인형들이 괴상한 소리를 내더니 곧바로 심지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 이다. “늦었-” “치잇!” 에리를 감싸고 뒤로 돌아 웅크린 메리 뒤로 묵직한 중량이 그녀를 감싸 안는 걸 느꼈다. 폭발 소리가 들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불길한 예감대로 그곳엔 준이 있었다. “....? 준?!” 메리가 아뿔사 하며 고개를 돌리자 예상대로 준이 자신을 감싸 안아 있었다. 당연히 심한 부상을 예상하고 허둥지둥 일어서려고 했지만 오히려 준이 메리를 안심시켰다. “나는 괜찮아.” “하지만 방금 폭발이-!!” “다행히... 인형이 막아줬어.” 준이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노란색 토끼귀를 달고 있는 인형이 다시 준을 감싸 안아주고 있었다. 덕분에 폭발이 준에게까지 닿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어서 도망쳐야 돼.” “뭐?” 그 직후 하늘에 기괴한 웃음소리들이 들리더니 알록달록한 것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메리가 가지고 다니던 「호미」와 닮은 인형들인 것 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은 겉과 전혀 반대였다. “뭐, 뭐야?!” “쏴! 이 녀석들 아군이 아니야!!” 노란 인형들은 팔을 들더니 노란 탄환을 난사했다. 그리고 그것에 맞은 회수꾼들이 몸에 구멍이 생기며 쓰러져 갔다. 붉은 인형들은 손에 폭탄을 꺼내고는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그것에 같은 인형이 휩쓸리든 말든 미치광이처럼 난동을 피웠다. 핑크색 인형들은 높이 점프하더니 사람들을 밟아 캔처럼 찌그러트렸다. 말 그대로 사람의 몸이 찌끄러지는데 그 과정을 설명하기는 차마 힘들 지경이었다. “이게 무슨...?” 그리고 그건 메리도 준도 예외가 아니었다. 붉은 인형이 폭탄을 준에게 날리자 준이 잡아채 다시 투척해 폭발시켰다. 이어서 핑크색 인형이 날아오자 장대의 끝에 검은 날을 만들어 반으로 갈라 막았다. “정신 차려! 어서 아삼이가 있는 헬기로 이동해야 해!” “잠깐! 이거 에리의 능력이지? 그럼 에리보고 막으라 하면-” “늦었어!” 메리가 급히 품안에 안은 에리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에리의 눈이 흐릿하게 바뀌어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아무 말도 없고 마치 의식 불명의 환자처럼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다. “한번 능력을 쓰면 에리의 의식이 사라져! 그러니까 여기를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끼이이잏” 노란 인형이 준을 향해 팔을 내밀어 조준하자 준이 장대를 던져 인형을 찌르고 다시 날아오는 폭탄을 잡아 채 날려 보냈다. 하지만 이번엔 노란인형 두 마리가 준을 조준하자 준은 막을 방도가 없었다. ‘큭!’ 하고 준이 어쩌지도 못하자 순간 바닥에 고이던 피들이 솟아나 노란 인형을 꿰뚫은 채로 얼었다. 그 덕에 인형들이 기능을 정지하고 축 늘어뜨리자 뒤로 돌아본 준에게 메리가 에리를 넘겨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뭔 진 모르겠지만 대충 알았어. 일단 이곳을 탈출하는 게 먼저란 거지?” “어? 어... 그렇지?” 준의 얼빠진 대답을 했지만 그녀는 평소처럼 그를 꾸짖지 않고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선 머리를 뒤로 묶고 선언하듯 말했다. “그럼, 이젠 내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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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3화
<**트리카섬 생존편 13화> 3개월 전 ‘그 날’ 나는 두명의 남자들과 이 섬에서 살아남았다. 나의 아버님의 집사였던 로버트. 그리고 나의 작은 아버님인 켄벨. 우리는 주변 건물에 살아남아 몸을 피하고 있었다. 밖에는 괴물이 도시를 휩쓸고 있어 소란스러웠고 망자들 또한 배회하며 인간들을 살해하고 잡아먹고 있었다. “이 무슨...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째서 이런 일이...” 나의 친 가족은 군 기업의 확장을 위해서 천명과의 계약을 노리고 본부로 향하던 차였지만 갑작스런 접근 통제에 의해 가까운 **트리카 섬에 머물러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아무래도 천명 내부에 분란이 있던 걸로 파악되어 곧장 본부에 전투가 벌어지려는 모양이었다. 오토 아포칼립스의 통제하에 있었던 천명이 이렇게 큰 반란이 일어난 건 이례적이었다, 오토 아포칼립스가 이끄는 천명이니 쉽게 당할리는 없겠지만 네겐트로피까지 가세한다는 소문을 듣자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우리 가족은 일단 돌아가 상황을 지켜보기로 정했던 것 이다. 그리나 돌아가기로 계획한 바로 전날 사건은 우리의 예측을 아득히 뛰어넘어 거대한 재앙으로 우리를 덮쳤다. 단순히 내분으로 생각한 전투는 붕괴의 출현으로 양상을 뒤바꾸어 버렸고 당일 이 섬에까지 여파를 미쳐 큰 재난이 덮친 것 이었다. 원래 함께 왔던 아버님은 사망. 주변 가드들 중 일부가 망자로 변해 그나마 있던 식솔들도 모두 살해해 버렸다. 그리하여 살아남은 자는 나와 작은아버님, 그리고 아버님의 집사였던 로버트가 전부였다. 게다가 로버트는 망자로 변해버린 가드들에 의해 부상당한 상태였다. 이런 최악의 상황임에도 켄벨 작은 아버님은 비난을 이쪽으로 쏟으며 현실을 도피하려고 했다. “이게 다 네 아비탓이야! 그냥 이대로 군부에 물건을 납품하면 될 텐데 왜 형님은 욕심을 내서 이런 일을 만든거냐고! 난 오기 싫었다고!” “켄벨님, 지금은 저희 모두 상황을 받아들이고 협력해야 됩니다. 이렇게 싸워서는-” “다물어라! 네놈이 형님을 막지 못해서 이런일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네놈도 다쳐서 짐짝밖에 되지 않는 주제에 뭘 그리 잘나서 목소리를 내는 거냐!” “........” 로버트가 이를 악 물었지만 또다시 현실을 부정하는 작은 아버님을 보곤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잔뜩 충격을 받아 웅크려 떨고 있는 내게 다가와선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도련님 기운을 내십쇼. 도련님과 가주님 잘못이 아닙니다. 재난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재난인 겁니다.” “로버트...” 나는 고개를 들어 로버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내 눈을 마주보고 손을 강하게 잡았다. “살아남으십쇼. 가주님이 없는 지금 이 가문을 이끌 사람은 도련님입니다. 도련님이 살아남아서 이 섬에서 빠저나가야 〈로티〉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겁니다.” “살아남아.......” “네,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도련님과 함께 이 섬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보필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맹세는 보름이 되지 않아 깨져 버렸다. 그리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 켄벨 작은 아버님이 배신했기 때문이다. “어... 째서...” 비가 내리는 어느 밤. 여러날이 지났지만 구조가 올 낌새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는 자력으로 탈출하려고 기지국에 나왔을 때였다. 바깥과 통신을 하기 위해 방송국 기계를 고치고 전원을 키려 했을 때 작은 아버님이 총구를 우리에게 들이 내민 것 이다. “켄벨님 이게 무슨.......” “너희들이 그대로 돌아가면 후계자인 저 녀석이 〈로티〉가문의 가주가 되겠지. 내가 그 꼴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형님이 죽었으면 그 다음은 당연히 내가 되는 게 순리지 않는가!” “억지 부리지 마십쇼. 이건 이미 가주님이 계셨을 때 정한 일이지 않습니까.” “다물어! 내 의견은 한마디도 묻지도 않고 정한 엉터리에 내가 따를 이유가 있을 거 같아! 웃기지마! 〈로티〉가문의 가주는 바로 나 ‘켄벨’이란 말이다! 저 어린 놈이 가주가 되면 로티가문이 제대로 굴러갈 거 같냔 말이냐!” “작은 아버님, 일단 그건 여기서 탈출한 뒤에-!!” 내가 입을 열어 진정하게 하려 했지만 오히려 작은 아버님은 흥분하여 총구를 하늘로 쏘았다. 내가 움찔해 뒤로 물러서자 오히려 그 모습을 즐기는 건지 얼굴의 희열을 감추지 않고 우리를 향해 다시 총구를 내밀었다. “날 원망하지 마라. 이건 모두 가문을 위해서니까.” “도련님!” 작은 아버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길 찰나 로버트가 날 감싸 안았다. 그러자 붉은 선혈이 터지며 사방이 붉게 물들였다. “로버트!!” “흥, 끝까지 어리석은 짓을.” 작은 아버님이 방아쇠를 당겨 다시 총을 장전했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실탄사격과 사냥정도는 해봤지만 눈앞에 사람이 죽는 건 처음 이였다. 그것도 눈앞에 소중한 사람이 날 감싸고 희생했는데 발길이 떨어질 리가 없었다. “도련님... 어서... 도망을...” “....가져가세요.” “뭐?” “가져가시라고요! 가문? 재산? 다 가져가시라고요! 지금 여기서 그런게 뭐가 중요한데요! 여기서 서로 쏴 죽여서 뭐가 남는데요!” 내가 로버트 할아버님를 옆으로 눕히고 일어서서 작은 아버님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켄벨 작은 아버님은 헛웃음을 짓더니 연민조차 느껴지지 않는 눈으로 내게 총구를 들이 내밀었다. “그래, 네 녀석은 가문의 가치를 그렇게 밖에 인지하지 못했단 거지. 역시 네 녀석은 인정할 수 없어! 네녀석 보다 내가 더 어울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굽히려는 것을 보았던 순간 내가 팔을 들어올려 작은 아버님의 총을 올려 쳤다. 내가 총을 가지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하신 건지 당황하며 작은 아버님은 총을 놓치셨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작은 아버님께 총을 들이 내밀었다. “너, 무슨-!!” “아무래도 가주의 자리는 당신에게도 어울리지 않나 보네요.” “로티 아트!!” 얼굴이 붉어진 작은 아버님이 내게 주먹을 휘두르기 위해 팔을 치켜세웠지만 그 즉시 나는 방아쇠를 당겼다. 덕문에 얼굴에 걸죽한 액체가 묻었지만 나는 돌아서서 쓰러진 로버트에게 돌아갔다. “도련님...” “로버트... 일단 내려가죠. 은신처에서 일단 몸을 회복하고 다시 탈출을 모색해 봐요.” 떨리는 손으로 로버트 로버트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최대한 냉정하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것 조차 멈출 수가 없었다. 경위가 어떻든 나는 살인을 한 것이다. 그것도 나와 가까운 관계의 가문 사람을. 하지만 로버트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미하게 웃으면서 가슴 주머니에 손수건을 꺼내, 내 얼굴의 피를 닦아 주었다. 그마저도 힘이 빠져 손수건을 놓친 그는 내 볼을 감싸고는 마지막 말을 내뱉으셨다. “부디... 강하게 사십쇼,..” 그 말 한마디를 끝으로 로버트의 손이 떨어졌다. 떨어지는 손을 멍하니 내려다보던 나는 어금니를 악 물며 주먹을 쥐었다. 작은 아버님이 배신할 거란걸 나는 예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몰래 권총을 준비해 품에 항상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길 용기가 없었다. 내가 우유부단한 탓에 결국 로버트가 희생된 것 이다. “로버트.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을게요. 저, 가문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게요.” 긔의 눈을 감기며 나는 선언하듯 로버트에게 말했다. 설사 그게 진흙탕이더라도 나는 이제 망설이지 않겠다며. 이제 결심했다며. “그러니까 안심하고 주무세요.” 그때부터였다. 그때부터 로티 아트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 이다. 현재 가문은 그의 어머니가 총 책임자가 되어 이끌고 있었을 것 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어머니는 임시직인. 그 권한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을 것 이다. 그 일시적인 시간이 한계가 오기 전에 로티 아트는 서둘러 돌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너무나 오래 걸렸다. 벌써 3개월이나 지났지만 그동안 조사한 모든 방법은 실패했고 남은 방법인 보트로 탈출마저 무산되었다. 이후 에리가 주워온 네겐트로피 로봇이 우리를 비행기를 조종해 네겐트로피 본부로 가게 도와준다 했지만 아트는 그의 행동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 녀석이 순수하게 우리를 탈출하려는 것이 아닌 네겐트로피로 보내 우리를 조사할 생각이라면? 초능력자라는 희귀한 샘플을 조사하고 연구하기 위해 자신과 일행을 네겐트로피 연구소로 보내 실험체로 이용하려고 한다면? 의심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고 그의 결론은 Eins31이라는 네겐트로피 로봇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는 배신했다. 자신들의 탈출 수단을 부순 회수꾼과 통신으로 거래를 했고 자신을 탈출로 일행을 넘겨준다는 것이 내용이었다. 그것이 바로 보트가 파괴된 다음날 아침때 이야기였다. 그리고 계획을 만전을 가해 오늘 자신은 죽은 척을 하여 회수꾼들이 탈출시켜 주고 그들의 신변을 양도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그들의 몸에 칼을 대지 않는 것이 그의 최소한 배려였고 그것으로 교섭은 성사되었다. 그랬을 터였는데. 그렇게 완벽히 끝날 이야기였는데. “어째서 당신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 건가요.” “......” “저도 당신들을 쏘고 싶지 않아요. 어쨌거나 2달 넘게 함께한 동료니까 저도 이 이상 당신들에게 심한 짓을 하고 싶지 않다고요!”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페드 외에는 어떤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아트의 진심은 닿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아트는 불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하더라도 자신은 배신자였기 때문이다. 오히러 그런 자신이 그들에게 감정을 호소하는 게 웃긴 일이다. 아트는 감정을 추수리고 USP45를 재장전 했다. 남은 탄환은 5발. 냉정하게 머리의 열을 낮추고 장전한 총을 세워 앞으로 다가갔다. 활용도가 가장 높은 능력은 메리지만 어디까지나 물이 주변에 있다는 가정하의 일이었다. 살상력이 가장 높은 준도 근접해야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완력이 높은 페드가 쓰러진 이사 아트가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저들이 지금 포기할 리가 없었다. 특이 ‘준’이란 인간은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 돌파하는 노련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는 분명히- 『지금이야!』 소리가 들린 방향은 하늘이었다. 아트가 위를 쳐다보자 하늘에 페트병을 한 세트를 운반한 Eins31이 페트병을 떨어트리며 소리쳤다. 그러자 물이 담긴 페트병들이 팽창하며 날카로운 얼음 창으로 변해 아트 위로 떨어졌다. “탕! 탕! 탕! 탕!” 아트가 하늘을 향해 자신에게 떨어진 창을 요격했지만 5발 가지곤 택도 없었다. 최소 45개의 창이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없던 아트는 어깨에 맨 대물 저격총을 방패로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총신이 휘고 탄약창이 강제로 떨어져 고장나 버렸다. 그리고 이때를 놓치지 않고 준이 튀어나와 아트에게 달려들었다. 한 손에는 검은 날이 생긴 막대기를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한 아트는 바닥에 깨져 흩어진 얼음 알갱이를 뿌렸고 잠시 주춤한 틈을 타 대물 저격총의 총신을 잡고 준에게 휘둘렀다. 그에 맞받아쳐 준이 검은 날을 세우자 대물 저격저격총의 몸체가 깔끔하게 잘려 두 동각 내며 공격을 무효 시켰지만 이것 또한 아트의 예측한 범위다. 아트는 바닥에 떨어진 UMP45를 주워서 준에게 조준했다. “이미 탄환을 다 쓴 총 으론-!” “아뇨!” 아트 또한 준이 무슨 계획으로 자신에게 얼음 창을 쏟아부은건지 꿰뚫어 보고 있었다. 떨어지는 얼음창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모든 무기와 탄환을 모두 소모하였고 접근전으로 끌고 가 자신을 제압할 생각이었을 것 이다. 그렇기에. “아직 한 발 남았습니다.” 일부러 한발을 남기고 대물저격총으로 막은 것 이었다. 덕분에 자신에게 가장 강한 무기를 소모시켰지만 이렇게 가장 확실한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파각!!”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예상치 못한 변수가 그의 승기를 가로막아 버렸다. 마지막 한발을 Eins31이 몸을 날려 막은 것 이다. 덕분에 Eins31의 몸체는 찌그러져 멀리 날아가 버렸지만 기회 다시 준에게 돌아왔다. “아트!!!” “큭!” UMP45로 막아보았지만 준의 검은 날에 깔끔히 총신이 두동각 났고 절체절명의 상황일 때 아트의 어께를 누군가 부여잡고 뒤로 밀쳐냈다. 그리곤 한 남자가 막아서더니 준의 팔과 목을 낚아채고 그대로 바닥에 꽂아버렸다. 아트가 어안이 벙벙하여 앞을 멍하니 쳐다보니 적발의 남자가 준을 제압하고 있었다. 회수꾼의 리더. 베니토였다. “꽤나 고생했군. 소년.” “베니토.......” “미안하지만 우리 조건은 잠시 재검토를 해야겠어.” “무슨-?” 그 불길한 소리와 함께 베니트의 품에 단검이 꺼내지고 그대로 준의 오른 손바닥이 지면과 함께 관통했다. “으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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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2화
<**트리카섬 생존편 12화> 준이 외딴방에 갇혀 끔찍한 경험을 하는 동안 다른 일행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면 시간을 조금 역행해야 했다. 준과 달리 배의 아래쪽 빈 방에는 Eins31이 일행들을 찾고 있었다. 회수꾼들이 그들을 포위하고 준과 페드가 돌파하기 위해 난동을 피울 때쯤 Eins31은 몰래 주목에서 도망쳐 천장에 열린 창문으로 자리를 피했었다. 누군가는 그의 행동을 비겁한 배신자라 욕할지 모르겠지만 Eins31은 네겐트로피에서 개발한 뛰어난 중계지휘 로봇이었다. 당연하게도 정황파악에 관해서는 일반인을 뛰어넘을 만큼 상황 파악이 뛰어났다. 그런 Eins31이 판단한 결론. 이곳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렇다. Eins31의 뛰어난 인공지능이 판단하기에 이곳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저 무법자들을 이기기란 불가능 했다. 설사 이 아이들이 초능력자들이라고 해도 총 앞에서는 춤추는 광대 정도였다. 그렇기에 Eins31은 뒤도 안보고 도망쳤다. 그렇다고 그에게 양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비록 철과 쇠로 이루어진 몸이라도 뛰어난 인공지능의 성능은 인간과 비슷한 마음과 의리를 창조해 탑재시킨 것 이다. 과연 그를 개발한 테슬라 박사가 의도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하여튼 그 감정으로 인해 지금 이 로봇은 위험한 적진 한복판에 뛰어 든 것 이다. 「좋아, 열 감지 센서에 잡히는 인간은 없고, 아래로 가면 그 녀석들을 만날 수 있겠지.」 예부터 인간들은 자신의 사유물을 깊숙이 숨기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중세 함선들을 보면 대부분 선채 아래에 종들을 가두는 경향이 많았다. 이런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회수꾼들이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일행들을 보관하려고 한다면 선채 아래로 녀석들을 모아놨을 것 이라 판단했다. 『!!!』 “그니까 말이야. 찾아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진짜 뭔가 있긴 한 거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Eins31은 서둘러 상자가 있는 곳으로 몸을 숨겼다. 말소리는 점점 커져 회수꾼들이 Eins31의 모니터 앞을 곧장 지나갔다. “그래도 역시 빈집터는건 편해서 좋구먼. 방범장치 울려봤자 거리낄 것도 없고.” “금융도 이쪽에 물건들은 곧잘 포기한다잖아. 뭐가 무서워서 이런 곳을 내팽겨 쳐버리는 건지.” “지금 천명도 수습 된지 얼마 못해서 피해지역 수습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덕분에 우리야 좋은 거지.” 점점 멀어져가는 회수꾼들의 목소리에 Eins31은 회로를 안정화 한 다음 다시 선실 아래로 내려갔다. 제한된 연료로 장기 비행도 해야 되다 보니 열 감지 센서를 상시 켜두고 조사할 수는 없었다. 덕분에 아슬아슬한 잠입이 되었지만 다행히 최첨단 기계인 만큼 몇몇의 센서만으로도 기척을 탐지하고 피할 수 있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 되는지! 그 여자아이만 아니었어도!! -라고 속으로 불평하며 내려간 Eins31의 지하는 창고 비슷한 곳이었다. 시각 정보만으로 판단해 봐도 상당히 많은 방이 있는 복도가 펼쳐졌다. 무언가를 숨기기엔 딱 좋은 장소였다. Eins31이 조사에 착수하려고 할 때 어디선가 타격소리가 들렸다. 퍽.퍽.퍽 하는 게 살벌해 기계인 Eins31도 소름이 들었지만 천천히 다가가 그 정체를 보기로 했다. 부유하고 있다 보니 발소리도 나지 않을 테지만 괜스레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Eins31은 그 참상을 렌즈에 천천히 새기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남자와 그 위를 올라탄 남자. 주먹을 치켜세우고 한번 휘두를 때마다 쩌렁 쩌렁하게 타격음이 울리며 주변을 스릴러 영화같이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Eins31에겐 그 장면보다 다른 사실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의 배 위로 올라와 사람을 패고 있는 그 잔악무도 한 사람. 그 존재는 바로- 『페, 페드?』 “....? 아삼이? 아삼이 너야?! 무사했구나!” 『.......』 페드가 부여잡았던 멱살을 풀자 사람으로 추정되는 고기는 풀썩 쓰러졌다. 바닥에 떨어진 흰 이빨들을 보아하니 아마 임플란트 보다 틀니를 장만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은 개수였다. 『너... 뭐하고 있는 거야?』 “어? 어어... 그, 그게....” 자신의 발밑에 있던 남자를 슬쩍 쳐다본 페드가 흠칫 하더니 급히 고개를 돌리고 Eins31이 있는 곳으로 갔다. Eins31도 흠칫하며 뒤로 물러서자 그 모습을 본 페드는 메마른 웃음을 지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심했다는 자각은 있던 모양이었나 보다. “그게...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어쩔 수 없는 한도가 좀 넘어선 거 같은데?』 “아, 아니 알고는 있는데 저녁이...” 『저 녀석이...?』 “근육이 취향이라고 날... 날...” 그리고 페드는 끝내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울먹이며 어깨를 부여잡았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Eins31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경험은 나이를 뛰어넘어 공포였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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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1화
<**트리카섬 생존편 11화> 녹을 듯한 더위였다. 햇살을 땅아래 사람을 죽이려듯 햇살을 내려쬐고 나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창 아래에 그 공격을 받고 있었다. 분명 더워 몸이 타죽을 거 같은데 몸은 으슬으슬 떨리고 기침이 계속 나와 죽을 거 같았다. ‘하필 이럴 때 감기가....’ 「그 날」이 일어난지 3일 후. 나는 그만 몸살에 감기기운까지 덮치고 말았다. 바로 어제 괴물들을 피해 비 내리는 밖을 배회하다 걸린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 또한 안전하지 않았다. 너무 힘든 나머지 대충 아무 건물에 들어가 방문을 잠그고 그대로 기절한 것 이다. 만약 지금 집에 망자가 있었다면 지금쯤 물어 뜯겨 죽었을 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 나직이 불러봤지만 두 분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두 분은 내 눈앞에서 사라졌으니까. 갑작스럽게 생긴 천명에서 일어난 폭발은 폭풍을 불러와 **트리카 섬에까지 영향을 **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녹아 사라지고 괴물과 망자들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나의 부모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와 같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도 대부분 괴물과 망자들에게 짓밟히고 찢겨졌고 결과, 이 주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절망과 함께 혼자 남았다는 고독이 온 몸에 퍼져 기운도 점차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몸살에 감기까지 걸린 지금 제대로 일어나는 것도 힘든 와중 의욕까지 일어가고 있었다. 그 때 문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뭐라도 짚고 일어섰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쿵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 소리에 반응하듯 더욱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고리의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무언가가 방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자 나는 바닥에 있는 물건을 아무거나 잡고 무작정 던졌다. 하지만 그마저 힘이 없어 문 옆 벽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꺄앗?!” 그 때 여자아이 소리가 들리며 엉덩방아 찍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나도 놀라 그 쪽을 바라보자 금발의 여자아이가 엉덩방아 찧어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이 있던 것 이다. 그것도 어린아이가 있는- 그 사실을 확인한 나는 안도 감 때문이었을까. 그대로 자리에 쓰러져 정신을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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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치기 공연] Let's Go, Crimson Knight! / 464 / For Thumb users.
제목:[북 치기 공연] Let's Go, Crimson Knight! / Note 446 /엄지용 This is the Genshin event video. I'm actually sloppy with the rhythm game. You can take a note and see what you're doing wrong. This song is for Thumb users. 서버: Asia서버 공유 코드: 1407379978627096 ----------------- server: Asia server share cord: 1407379978627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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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10화
<**트리카 생존편 - 10> 하늘이 금빛갈로 물들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자가 어느 빌딩 옥상에 올라서서 무언가를 만지고 있었다. 폭죽더미들을 묶고 심지를 길게 이어 한쪽으로 모으더니 안쪽에 있는 작은 기계장치에 연결하고 있었다. 네모난 박스에 끝에 줄을 묶고 그 뒤 변수가 생기지 않게 줄을 고정하자 드디어 끝마친 듯 이마를 닦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쪽은 끝났다.” 「이쪽도 연결이 끝났어요. 이제 타이머만 맞추면 작동이 시작될 거예요.」 『우리도 끝났어. 시동만 걸면 잠시 후 출발할 수 있을 거야.』 무전에서 마찬가지로 작업을 끝맞췄다는 싸인이 들리자 준은 페드를 바라보았다. 페드도 고개를 끄덕이자 둘은 점점 지고 있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떠나네.” “그러게. 참 인연이 긴 섬이었어.” 정붙였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딴 섬 따위 빨리 나가고 싶은 게 먼저일 것 이다. 페드도 준도 그 건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을 리 없었다. 이곳에 있는지 3개월하고 조금. 이제 가을이 다 되어 날도 점점 쌀쌀해 지고 있던 시기였다. 뜨거운 여름날에 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난 것 이다. 새삼 이곳에서의 추억과 사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체감되자 준은 페드에게 가볍게 말을 던졌다. “끔찍한 3개월이었어.” “누가 아니래. 난 영영 이곳애서 탈출도 못하고 죽는 줄 알았어.” “내가 보기엔 너가 가장 오래 살았을 거 같은데?” “헹, 그 고물 깨울 때도 죽을 뻔 했던 거 잊었어?” “너라면 죽지 않을 줄 알았어.” 서로 농담을 던지며 헛웃음을 지은 둘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슬슬 복귀할까 하고 돌아서던 준에게 페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준, 저번에도 말한 거 같지만. 그때 날 구해줘서 고맙다. 붕괴수에 둘러싸였던 날 구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날은 오지 못했을 거야.” 페드와 준의 첫 만남은 붕괴수에게 포위되었던 그를 준이 발견했을 때 였다. 가족을 모두 잃고 집에 숨어있던 페드가 식량이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와 근처 편의점으로 잠복했을 때 였다. 그 때 편의점 입구는 모두 잠겨 있었고 우리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다른 곳을 찾아가려고 해도 이미 세 번째인 데다 더 멀리 떠나다가 위험요소라도 마주치면 큰일이었다. 그렇게 계산했던 페드는 주변에 벽돌을 집고 그대로 유리문을 깨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멍청이가 따로 없었지만 그만큼 페드는 굶주렸고 정신력도 한계였다. 그 뒤 당연히 도둑 방범 벨이 울리고 주변의 붕괴수가 모여드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꼼짝없이 궁지에 몰린 아트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우산을 뽑아 최후의 저항을 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 때 저 뒤쪽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쳐!!” 말이 끝나기와 동시에 가스통이 날아와 길에 있는 차에 떨어지더니 손잡이 끝머리가 불타는 검은 호미 같은 물체가 가스통에 박히더니 폭발이 일어났다. 이어서 차와 함께 연속으로 폭발하자 흙먼지가 흩날리며 주변이 자욱해 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페드는 반대편 가게 문을 달렸고 시야가 차단된 붕괴수가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 후에 그 목소리의 주인과 합류한 페드는 그 정체가 자신 또래의 남자와 여자아이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게 바로 준과 에리였다. 그 사건들을 떠올리며 페드가 말하자 준은 쑥스러운 지 턱을 긁적이던 준은 살짝 뒤를 돌아보고 대답해 주었다. “나도 여러 도움 받았으니 똑같지. 서둘러 돌아가자고.” 준이 옥상 문을 열고 고개를 까딱하자 페드도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따라 계단 쪽으로 향했다. 그들이 옥상에서 사라지고 하늘을 채운 금빛은 첨첨 푸른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이것도 이제 마지막이네.” 근처 창고에서 돗자리를 깔고 저녁상을 차린 명은 바닥에 깔린 것들을 보며 다들 한숨을 푹 쉬었다. 건조식품인 라면과 냉동식품인 치킨, 그리고 남은 통조림들의 뚜껑을 따자 지금껏 먹은 음식들중 가장 풍족한 식탁이 차려졌다. 만약 이전 같으면 아깝다며 낭비라 했을 테지만 더 이상 음식을 아껴먹을 필요가 없었기에 그동안 못 먹고 아껴놨던걸 지금 다 풀어버린 것 이다. “근데 저 벌레 통조림은 왜 아낀 거야.” “나름 유명한 동쪽 나라에서 먹는 유명한 음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엑... 준, 실화냐.” “‘뻔데기’라고 하는데 나름 맛있어.” -라고 하면서 저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는 준을 보자 페드가 얼굴을 찡그렸다. 준의 말을 잘 따르는 에리지만 이번만큼은 그녀도 무리인지 숟가락을 가져가다가 포기하고 콘 스프를 떠 먹었다. “그러고 보면 여기서 별 음식은 다 먹어본 거 같네요. 쌀국수라던가 건조 국수들은 이제 익숙하고 준형이 해준 밀가루 피자도 괜찮았어요.” “그러고 보면 두리안이였나. 그거 보관 기간 길다고 한번 먹어보자 했던 놈 때문에 갈랐는데 냄새가 안 빠져서 고생했지.” “설마 그게 그렇게 심할 줄은 몰랐지.” “양파스프나 크림으로 만든 파스타도 괜찮았는데. 빵을 절이고 건조시켜서 과자같이 먹었던 건 나름 참신했었어.” 『너희들 조난당한 거 치곤 잘 먹고 다녔네.』 사람들이 한순간에 죽고 소유물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다 보니 마트나 가게들의 음식들이 모두 무료인 셈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준의 일행들은 아껴먹긴 했어도 배를 굶고 살진 않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 마지막이었다. 슬슬 시간이 다 되가자 준을 선두로 흰 보자기로 상자에 덮어놓고 접시들에 그럴듯한 식품들을 올려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비록 이곳을 떠나긴 하지만 이곳에 죽은 사람들을 완전히 내버려 두고 가는 것도 뭐해서 이렇게 혼을 기리는 의식을 하자는 것이 이들의 단합된 의견이었다. 애석하게도 그들 중 아무도 종교를 가진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이쪽 문화가 있는 준의 동양방식 제사가 주축으로 채택 된 것 이다. 물론 준도 딱히 관심이 없어서 어동육서(魚東肉西)나 홍동백서(紅東白西)같은 개념 따윈 반영되지 않은 제사상이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라 생각하기에 모양은 보이도록 알록달록 꾸며놓았다. “근데 이런 거 모형음식 같은 거 올려도 되는 거야?” “별 수 없잖아. 과일이나 부드러운 음식은 죄다 썩어버렸는걸.” 3개월이나 지났다. 지금까지 육즙이 남아 있는 음식은 통조림 과일이나 젤리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모양을 내는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찾아온 영혼이 재수 없게 모형을 집어먹다가 스티로폼을 삼키게 되더라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드디어 제사를 시작했다. 군수 출신인 아트는 경례로, 아트는 고개를 내려 묵념을, 에리와 메리는 두 손을 모아 기도로, 준은 무릎을 꿇어 절을 하는 것으로 제사는 마무리 되었다. 제각기 출생의 동년배 아이들이 제각기 방법으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니 Eins31도 묘한 감상이 느껴졌다. 사람은 죽으면 끝이다. 하지만 그 뒤의 생을 상상하며 만든 문화는 전 세계 어디갈 것 없이 모두 생겨났다. 그 다양성이 이곳에 모여 제각기 모습을 보여줬지만 어째선지 그들은 하나인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삐삣, 인공지능에 버그 발견. 군수로봇에게 쓸데없는 감정이 생긴 것에 대해 추후 수정 바람.』 “자, 그럼 슬슬 인간세계로 돌아가 볼까. 아삼아. 네가 네겐트로피 본부로 우릴 데려다 줄 거라고?” 『그래, 이 비행기로 직행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지부로 가는 건 충분하니까. 그곳으로 도착만 하면 뒤는 문제없을 거야.』 “드디어 우리도 문명의 삶을 살 수 있는 건가.” “딱히 없어도 넌 잘 살 거 같은데.” “시끄러. 이런 퇴보된 삶을 원하는 놈이 있을까 보냐.” 페드의 말에 다들 웃으며 창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이 시간을 끝날 떄가 온 것을 모두 인지하고 마무리하기 위해 창고의 문을 열고 아트가 문고리에 손잡이를 잡고 열자 우뚝 서서 멍하니 바라보더니 피식 하고 웃었다. “하하, 미치겠-” ‘탕!!’ "아트!!!" 쩌렁 쩌렁하게 울리는 격발 음과 함께 아트가 쓰러지고 탄피가 튀는 소리가 창고를 울렸다. 그 직후 문이 벌컥 열리며 상황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갑작스런 일로 다들 대처하지도 못하는 사이 순식간에 총을 든 사람들이 창고로 들어와 일행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이건......” 페드가 어금니를 악 물고 한 발을 내딛자 동시에 총을 장전한 남자들이 페드를 겨눠 그의 행동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창고 안으로 들어오는 한 남자. 백발로 머리를 넘기고 붉은 눈을 희번뜩 부라리며 일행을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설마 이곳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을 거란 상상도 못했는데.” 그 말에 준은 소리쳐 반박할 기운도, 반항할 기운도 없었다. 준은 착각하고 만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붕괴수와 망자들 뿐 이라고. 준은 망각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들을. “여기 아주 탐스러운 게 있었잖아?” 그것은 바로 탐욕에 찌든 인간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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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율자의 세상은 아름다웠다. 9화
<**트리카 생존편 - 9> “아삼아 이리와봐~” 『Eins31이다,』 이젠 익숙한 말꼬리 늘이기로 대화를 이어가던 에리와 Eins31은 건물 옥상에 꾸며진 화단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밖은 한참 비가 추적추적 떨어져 흐렸지만 비옷을 입은 에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옥상에서 놀고 있었다. 아파트 옥상이라 공간도 나름 넓었고 그동안 화단형식으로 주변을 꾸미기도 해서 옥상에 풍경은 엉성하긴 했지만 작은 공원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혹시 붕괴능에 의해 식물이 괴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한 준이 팬스를 둘러 화단을 둘러싸 놨지만 미관을 그렇게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Eins31이 이 사실을 들었으면 쓸데없는 걱정이라 단호하게 말하며 철거했겠지만 애석하게도Eins31이 이 사실을 알 턱이 없으니 무심하게 넘어가는 중이었다. 『겨우 비내리는 정도로 작업을 중지하다니. 너희들은 탈출할 생각은 있는거야?』 “오빠가 괜히 무리하다가 감기걸리면 더 큰일이니 오늘은 쉰다고 했어.” 『성흔의 힘을 가진 녀석들이 감기라... 우리 연구진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헛웃음 나오겠어.』 Eins31 말대로 그들은 이미 천명의 발키리 급의 신체를 가졌다 봐도 무방했다. 훈련이 안되서 그런 거지 발키리들은 이들처럼 초능력조차 못쓰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조금만 다져져도 얼마나 굉장한 전력이 될까. 전술로봇이었던 Eins31에겐 아까운 자원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 탑재된 윤리 프로세서에서 그들을 전략병기로 강요해선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이에 대한 언급은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하는 일이 이 꼬맹이와 시간 보내기라는 것은 아무래도 아깝다 생각해 바깥으로 내뱉고 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너는 준과 어떻게 합류한 거지? 금발 여자애 말로는 네가 가장먼저 그와 합류했다던데.” “응? 에리 말하는 거야?” 자신을 가리키는 에리에게 Eins31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인적조사라도 하며 이들의 능력발현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아무리 조사해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아트, 페트, 메리 세명은 공통적으로 이곳에서 붕괴수와 망자들을 피해 도망치다 만나게 되었다. 그 이상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쩌다 발현된 능력을 이용했을 뿐. 담백하면서도 너무나 우연적인 이야기였다. 붕괴에서 살아남는 것도 흔치 않는 일이지만 거기에 초능력까지 얻은 이 현상이 단순한 우연이기엔 천문학적인 확률의 영역이었다. 차라리 이들이 모두 율자였다 – 같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 더 납들 될 정도였다. 그래서 Eins31은 마지막 에리에게 이야기를 들어 현 상황을 마저 분석하려는 것 이다. 물론 상대는 어린 인간이니 별 기대는 안하고 있다. 그래서 먼 경치를 바라보며 Eins31은 가볍게 에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에리는 '그 폭발'이 있고 나서 괴물이랑 귀신한테 도망치고 있었어. 근데 괴물이랑 귀신이 너무 빨라서 에리가 도망쳐도 금방 따라왔어.” 어른의 달리기로도 망자와 붕괴수에게 도망치는 건 불가능 했다. 신체구조가 붕괴의 힘을 얻고 더욱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에리가 그들에게 도망쳤다는 건 객관적으로 불가능 한 일이었다. “그때 귀신이 긴 손톱으로 에리를 활켰어. 너무 아파서 울었는데 그래도 귀신은 에리한테 무섭게 다가오는 거야. 근데 그때 에리는 친구한테 도움을 받았어.” 『그때 준과 만난 거군.』 “아니.” 『?』 “친구인 호미였어.” 『???』 한편 준은 아파트 내부 어느 방 소파에 누워있었다. 바깥에 나가기는 위험하고 그렇다고 딱히 취미같은게 없으니 멍때리는 것 이다. 아트는 마트에서 주운 게임기를 하러 갔고 페드는 운동하다가 지금 낮잠으로 골아떨어진 상태. 아마 저렇게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안와 고생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페드를 몰라서 하는 말 이다. 잘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잘 수 있는 자연 친화력 만렙 페드는 하루 23시간 숙면도 가능한 초인이었기에 아무도 말리지 않는 것 이다. 이 중 가장 건강한 것은 그 때문인 것인가 생각해본적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냥 선천적 재능으로 밖에 안 보였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 메리는 지금 바로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취미가 그림이라 상당히 소녀틱 한 것 같지만 그녀의 꿈이 생물학자였던 만큼 그림들은 동물이나 같은 것들의 극사실화 풍이 대다수였다. 물론 실력은 뛰어났지만 그림이 상상력 하나 가미되지 않는 동물들이다 보니 에리를 제외하면 다들 흥미가 떨어져 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로 동물이 아니야?” “왜?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아니, 너무 생뚱맞은 게 나와서.” 지금 캠퍼스에 그려진 것은 평소와 달리 극장, 그것도 뭔가 삐뚤빼뚤한 극장이었다. 자신의 배배꼬인 심정을 나타내는 것인지 영문을 모를 그 그림에 준이 의아함을 느낀 것 이다. “나도 가끔 다른거 그리고 싶을때가 있는 거뿐이야.” “비가 와서 감상적이게 된 거야?” “글세,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러면서 그리는 그녀의 그림이 묘하게 익숙한 풍경이었다. 흔한 오케스트라 같은 구조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가기도 한 묘한 기시감이 들 정도였다. “TV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 중계탑 다시 세우려다가 난 건 기억 안 나나봐?” “그땐 큰일이었지. 설마 한쪽다리가 부러졌을 줄은 상상도 못하고 올라가다가 무너져 내렸으니까.” “뒤이어서 붕괴수랑 망자들이 모여들어서 큰일난 줄 알았다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 용케 살아있네.” 그 외에도 발전소 잘못켜서 폭발했던 일이나 아지트를 찾다가 망자들이 모여있는 벌집을 쑤신 일이거나 하나하나 이야기해도 하루종일 대화할 수 있는 스토리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면 무모하고 아찔한 이야기들이었다. 어쩌면 이들이 조금 더 생각이 깊고 어른이었다면 지금쯤 진작 탈출 하고 사람처럼 살아갔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어.” “응.” 잠시 바깥에 비가내리는 소리만 울리는 정적과 같은 시간이 흘렀다. 고요한 정적과 메리의 붓이 캠퍼스를 문지르는 소리만 들리자 준의 눈꺼플도 슬슬 떨어지려고 했다. 백색 소음들이 어우러지며 정신이 흐려질 때 무언가가 자기 품속에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뭐하냐.” “너까지 자면 난 뭐하라고.” “계속 그림 그리면 되잖아.” “그래도 혼자 그리면 지루하단 말이야.” “너가 에리냐.” 그러고 애써 돌아 누으려고 할 때 이번엔 복부 아래쪽에 무언가가 얹는 느낌이 들었다. 준은 아찔한 자극에 눈을 뜨고 아래를 내려다 보고 나서야 메리가 자신 위로 올라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 뭘....” “아무도 없는데... 할까?” “네..? 뭐, 네?” 갑작스런 태도에 준이 말을 어버버 떨었지만 몸을 굽히며 다가오는 메리에 준의 사고가 더더욱 마비가 걸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게 더 스릴있잖아?” “아니, 네? 무슨? 저, 저기 잠시만-” 하지만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멈추지 않고 그와 가까워 지며 그녀의 붉은 입술이 다가오고 있었다. 준도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마법에 걸린듯 고개를 들어 올려 천천히 그녀를 마주보고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녀의 등허리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아 받아들이려는 순간 가슴이 점점 답답해지고 마음이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흡까지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일어나 보라고 좀!!』 “컥!” 턱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짐과 동시에 눈앞에 있던 공간이 풍선처럼 터져 별과같이 흩날려 버렸다. 띵한 머리와 얼얼한 턱을 부여잡고 고통에 호소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 원인인 고철덩어리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그를 나무랐다. 『대체 낮잠을 얼마나 깊게 자길래 불러도 대답이 없어?』 “아, 뭐... 음, 어.” 갑작스레 Eins31이 나타난것도 있지만 꿈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부끄러움 반 당황이 반으로 머리가 굴러가지 않았다. 준이 슬쩍 거실을 보자 다행스럽게도 메리는 잠시 자리를 비운 건지 파레트만 의자에 내려놓아 져 있었다. 이어 눈에 들어오는 열린 창문으로 보아 그쪽으로 Eins31이 들어온 듯 했다. “그럼 뭐야. 나 좀 더 자게 내버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띨빡아!』 다시한번 Eins31이 준의 머리 위로 몸을 부딪치자 준이 고통에 머리를 감싸 안으며 바닥을 굴렀다. 『너. 그 꼬맹이가 말하는 인형 정말이야?』 “으....뭐가?” 준이 얼굴을 찌푸리며 신경질 적으로 Eins31을 노려보았지만 그는 그의 행동에 안중에도 없듯 질문을 계속 했다. 『사람을 인형으로 만든다는 거. 에리의 능력이 이게 맞는지 확실하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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